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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데미안

zard0210 2022. 6. 29. 22:25

소설 데미안에는 나는 그저 마음 가는 대로 살고 싶었을 뿐인데, 그것이 왜 그렇게도 어려웠을까?’라는 말이 나온다. 지금까지 온전히 자신의 삶을 살아왔느냐는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과연 몇이나 될까. 나 역시 질문에 대답하지 못하고 살아왔다. 항상 누군가의 눈치를 보고 진심을 숨기며 가면을 써왔기에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나는 누군 지와 같은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보다 남들을 따라가기에 급급했었다. 그렇게 방향감 없이 살아갔기에 스스로 길을 선택해야 하는 순간에 크게 흔들리고 방황할 수밖에 없었다. 방황 속에서 한 걸음 물러나 돌아보니 나는 남들로 가득 차 나를 잃어가고 있었고 스스로 질문을 던진 적조차 없어서 나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었다. 방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리고 나 자신을 알기 위해 공부하던 중 전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내가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한 방향을 찾을 수 있었다. 바로 소설 데미안이었다. 데미안은 남들의 기준과 생각을 벗어던지고 진정으로 나 자신을 마주해나가는 소설이다. 그것을 가장 잘 보여주는 말이 이 소설 속에 나오는데 그 유명한 새는 힘겹게 투쟁하여 알에서 나온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깨트려야 한다.’이다. 우리는 누구나 각자의 알 속에서 살아간다. 어릴 적부터 살아온 환경과 같이 지내왔던 사람들 그리고 시대적 상황 등으로 만들어진 알 속에서 우리는 자신을 돌아볼 시간을 가지지 못한다. 그래서 타인이 하고 싶은 것을, 내가 하고 싶은 것으로, 타인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착각하게 된다. 우리는 살아가며 끊임없이 선택의 순간에 놓이게 된다. 그 순간 진정으로 나를 위한 삶을 살기 위해서 우리는 우리 자신을 알을 알아차리고 깨부수어야 한다. 나는 지금껏 열등감, 우울감, 불안 등으로 이루어진 알 속에서 살아왔었다. 남들이 행복해하는 것을 해도 행복하지 않은 것이 신경 쓰였고, 남들이 가는 길과 달라서 내가 하는 것이 잘못되었느냐는 생각도 했었다. 남들과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하나의 기준으로 모든 것을 평가하다 보니 매일 밤 나는 남들과 다른 점이 있다는 것이 괴로웠었다. 불안과 우울 등, 알 속에서 나가기 위해 다양한 것을 공부하기도 하고 시도하기도 해보았지만, 지금까지 결과는 같았다. 사실 알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알이 무엇인지 마주하기 무서워서 회피만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에 비해 소설 데미안은 나와 매우 달랐다. 데미안에서는 오히려 진실하게 자기 자신을 직면하라고 하며 주인공 싱클레어의 직면하는 과정을 보여주었다. 나와 비교하니 사뭇 다른 점이 느껴졌으며 한편으로는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조금은 느껴졌다. 나는 내면을 천천히 마주하며 이것도 나라고 인정하기 시작했고, 내가 하고 싶은 것에 몰두하며 남들의 세상에서 벗어나 나만의 행복과 생각의 기준들을 세워나갔다. 처음에는 알을 깬다는 것, 나를 알아간다는 것, 나를 인정한다는 것이 참으로 쉽게 느껴졌다. 그냥 하면 되는 거지라고 말을 했지만, 막상 나의 약한 점과 도덕적으로 잘못된 면을 마주해나가는 것은 무섭기도 하고 스스로가 혐오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런 감정들 때문에 알을 깨는 것을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많았지만, 내가 지금 이런 과정에서 포기한다면 또다시 과거로 되돌아갈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다시 남의 시선을 신경 쓰고 남의 기준으로 살면서 내면의 소리를 외면하고 나의 삶을 잃어가는 것. 이제는 그것에서 벗어나 진정한 나의 삶을 살아가고 싶다. 알을 쉽게 깨고 날아가는 새가 없듯, 힘들더라도 이런 과정의 끝에서 나를 안으며 날아가고 새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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