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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ay Love
한국에서의 쵸와 마지막 시간이다. 대구는 뭐가 없다. 갈려면 갈 수는 있는데 외국인이 좋아할까? 수민이가 동성로를 보여주기로 했으니 나는 그냥 근대골목과 종교, 그리고 한국의 일상을 보여줘야겠다 했다. 그래서 근대골목을 쭉 걸어서 근대의 건물도 보여주고 교회와 계산성당, 이상화 골목 등등을 다 보여줬다. 그래서 약령시도 구경시켜서 설명도 해주고, 스타벅스도 가서 설명도 해주고. 시내에 한옥으로 된 스타벅스. 쵸가 좋아하더라. 그래서 거기서 커피 한 잔 하고 성모당을 보여줄까 했다. 친구한테 말하면 백퍼센트 거기를 왜 데리고 가냐라고 하겠지만 우리도 그냥 일본을 가면 신사나 절을 가니까. 한국에서 비율이 높은 카톨릭의 성지를 보여주면 좋지 않겠나 해서..... 근데 쵸는 신기하게 이런 것도 좋아했지만 재개..

일기를 잘 안쓴다. 역시나 만들어놓고 방치한 지 좀 되었다. 쵸가 왔다. 대구로. 뭐랄까 교환학생 칸에다가 써야하나 했는데 거기는 이제 손을 대면 안될 것 같다. 사실상 저기는 카뱌랑 만나고 나서 더 작성을 안한 듯 하다 / 공항으로 데리러 갔는데 참 이상했다. 얘가 왜 여기있지 싶은... 그렇게 대화를 좀 하고 같이 밥을 먹고 조수민을 기다리다가 부산으로 갔다. 거의 3번째로 가는 부산이였다. 1번은 부산대 때문에, 1번은 공항 때문에. 그래서 나는 부산이 이렇게나 큰 줄 몰랐다. 뭐라할까.... 대구는 그냥 도시고 부산은 대도시 느낌이였다. 물론 내가 서면이나 그런 쪽을 안가서 그런지 그냥 정겨운 동네 느낌이 많이 났다. 부산은 오사카와 비슷하다고 생각했지만 건물이나 그런 면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벌써 23일 밖에 안남았다. 누군가에게는 개강의 순간인데, 누군가에게는 떠날 준비를 하는 날이라니 참 시간이 빠르다. 그녀와 알게된 지도 2달이고, 무에타이를 한 것도 벌써 2달 반을 채워간다. 나는 알차게 살고 있는 가. 라고 누군가 물어본다면 사실 잘 모르겠다. 독서소모임도 방학 때 계속 할려고 했는데 터트려버렸고 동아리도 그저 안어울리다가 나오고, 연애마저도 중단되었으니. 그저 흘러가는 중이다. 내가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흘러가는. 오랜만에 양고기를 먹었다. 뭔가 양고기는 항상 그렇다. 먹으면 딱히 맛있지는 않는데 안먹으면 땡긴다. 좋아하는 게 아니라 그냥 일정 텀을 가지고 먹어야하나.... 심지어 많이 먹으면 물리기까지 한다. 예전에 친구랑 갔었던 양고기집이 있었는데 거기서 먹었을 때는 참..
오늘은 처음으로 무에타이에서 스파링을 했다. 물론 약식으로, 그치만 왜인지 스트레이트와 미들킥만 쓰기로 했는데 가끔 로우킥도 나왔고 주먹도 천천히 치라고 했는데 조금씩 조급해졌다. 상대방 분에게 너무 죄송했다. 그리고 집에 와서 쉬다가 갑자기 카페에 가서 책을 읽고 싶어졌다. 그래서 이디야에 가서 아메리카노를 시키고 커피를 시켰는데 참 내가 웃겼다. 일본 교환학생 가는 한국인이 힌두교 경전? 경전의 주석서? 어쨋든 그런 책을 읽고 있으니 참 웃겼다. 내 상황이, 가끔 이렇게도 살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지도. 조로아스터교 관련된 책도 읽고 싶고, 자이나교도 읽고 싶다. 한 우물만 파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조금 조금 다양하게 읽고 싶은 욕심을 어찌하면 좋을 지 모르겠다. 어쨋든 그렇게 책을 읽고 집을 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