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ay Love
#26. 사진 없는 날 (10.18) 본문
내가 계속해서 일기를 쓰는 이유는 나는 계속해서 변화하기에 나중에 내 과거를 돌아보면 바뀐 내가 지난 과거를 보기에 왜곡해서 볼 수 밖에 없다. 물론 이렇게 매일 밤에 일기를 쓰는 것조차도 오후 12시에 있었던 일을 내 나름의 방식으로 바꾸는 것이기는 하다만 최선이니까. 오늘은 그냥 일어나서 수업을 들으러갔다. 일본어로 수업을 듣는 건 힘들다. 그래도 뭐 해야지! 수업 하나만 듣고 집에 가기는 너무 아쉬워서 날이 춥지만 따뜻한 커피 한 잔과 함께 편의점 앞 의자에 앉아서 책을 읽었는데 너무 추웠다. 그래서 쵸이 알려준 경제학부 휴게실로 가서 책을 읽었다. 그렇게 책을 읽고 있는데 갑자기 누가 날 터치했다. 그래서 엥 뭐지?하고 바라봤는데 쵸(張)였다. 오늘 우즈벡키스탄 친구를 만나기 위해 학교로 왔는데 도서관에는 사람이 많아서 여기로 왔다는 것. 너무 신기했다. 그래서 쵸는 여기서 원격강의를 듣고, 나는 크리슈나무르티의 저서를 계속 읽고 있었다. 그렇게 읽다가 우즈베키스탄 친구가 어디에 있는 지 잠시 건물밖으로 나왔는데 유학생(교환학생, 일본문화생 등) 천지였다. 너무 많다. 얼굴도 잘 못외우는데 이렇게 많으니. 아마 어떤 사람은 내가 인사안한다고 기분나뻐하겠지. 고멘
날이 너무 추웠는데 벡키스탄분(고무롱)은 그저 반팔이였다. 같은 건물 1층에 산다고 했는데 왜 처음 보지. 그리고 여기서 알게된 것은 조금 깊은 아랍문화권 사람은 외식을 잘 안한단다. 신기하네. 그렇게 커피사고 나와서 집까지 걸어왔다. 쵸하고 중국인 리더하고. 둘이서 계속 중국어로 대화하는데 약간 서운했다. 나도 중국어 할 줄 알았으면 좋았을걸. 중국인 리더는 먼저 집으로 들어가고 나는 쵸가 버스타는 곳까지 가서 버스를 기다렸다. 이론나 대화를 했다. 그렇게 대화를 하던 중 하늘을 봤는데, 이건 먹구름다라케에 누가봐도 비가 오는 하늘이였다. 비가 안오면 다행이지만, 나는 자전거로 왕복 1시간이기에(가라데) 비가 오면 완전 난리가 난다. 일기예보보다 눈기예보가 뭔가 더 정확할 것 같아서 오늘은 가라데를 하루 쉬었다. 그렇게 쉬면서 여러 과제를 하고, 분리수거도 하고. 아 그리고 나는 매일 밥을 하는데, 오늘 아침 9시에 밥을 했는데
새벽 1시에 밥솥을 여니 밥이 노래졌다. 왜지? 내가 보온으로 안해논건가. 잘 이해가 안된다.
그리고 크리슈나무르티가 말했던 거 기억나는 대로 맘대로 적어놔야지
- 인간은 죽음에 대한 공포를 가지고 있다. 누군가는 죽음이 모르기 때문에 무서운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것은 잘못되었다. 무지해서 무서운 것이 아니라 죽으면 모든 것과의 관계가 끊기기 때문에 무서운 것이라고 했다. 우리는 그런 죽음이 무서워서 더욱 많은 관계를 형성해나가는데 이렇게 형성해나가는 과정은 또 다시 죽음을 무섭게 한다고 했다.
누가봐도 비오는 하늘 아닌가라고 생각했는데 이상한 곳을 찍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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